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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 도시들 경쟁하다
랜드마크란도대체 ‘랜드마크’가 무엇일까우리는 최근에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내세우기 위해 동대문디자인공원(DDP)을 지었다. 하지만 지금 이 건축물을 서울의 랜드마크로 인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이는 설계의 단계에서부터 주변과의 조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독특하고 거대한 건축물만 세우면 랜드마크가 된다는 착각 속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이 아닐까물론 파리의 에펠탑처럼 설계 단계부터 파리의 아름다움을 해치는 흉물이라는 비난과 수 차례의 해체시도를 버티면서 랜드마크가 된 경우도 있다.“에펠탑에 대한 인식이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뀐 것은 현대의 랜드마크가 형성되는 과정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현대의 상징은 자의적으로 이루어지며 거창한 신화나 이야기 없이도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을 에펠탑은 스스로 증명한다.” [pp. 57~58]이처럼 랜드마크로서의 성공 여부는 건축물의 완공 직후에는 알 수 없다. 오히려 그 이후에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적 작용과 파급 효과에 따라 좌우된다. 이야깃거리가 되어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고, 어떤 측면에서건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지녀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건축물과 도시, 이용자 간에 활발한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발전되어 랜드마크로 인정되기 때문이다.도시의 프로필“랜드마크가 모여 만든 스카이라인은 도시의 프로필1)을 쓴다.” [p. 16]이는 하나의 건축물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었다고 해서, 그 하나만으로 도시의 인상을, 이력을 결정짓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래서 저자도 “한 도시의 프로필을 결정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랜드마크는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이다. 신전 자체가 지닌 건축의 원형적인 모습뿐 아니라 거대한 돌산 위의 다른 신전과 어울러진 비대칭적 프로파일 때문이다” [p. 18]라고 말한 것이다.여기서 묘하게도 자연스러운 비대칭의 미를 추구하는 한옥이 떠올랐다. 한옥들이 모여 스카이라인을 이룬다면 그 또한 독특한 도시의 프로필이 되지 않을까? 서울의 북촌마을이나 전주의 한옥마을처럼 도시 한 구석에서 곁방살이를 하는 것이 아닌.맨해튼의 스카이라인에 대한 저자의 언급 때문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개개의 건물이 모두 다른데도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에는 모든 개성을 일축하는 힘이 있다. 한세기에 걸친 다양한 형태와 재료로 빼곡히 솟아오른 마천루들은, 비대칭적인 모습이지만 자연스러우며 각각 지어진 시대의 현실을 반영하는 프로파일을 형성하고 있다.” [pp. 19~20]그렇다고 모든 스카이라인이 맨해튼처럼 수직적으로 뻗은 마천루로 이루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스카이라인을 이루는 모든 건축물이 개성이 강할 필요도 없다.다시 저자의 말을 빌린다면,“모든 건물이 독특하다면 우리는 마치 디즈니랜드에 와 있는 것처럼 현실과 허구를 구분할 수 없을 것이다. 프로파일2)은 도시 삶의 현실적 모습을 강렬하게 보여줄 때만이 아름답게 보인다.” [pp. 19~20]랜드마크는 고정되지 않는다.고대의 랜드마크는 영산(靈山)과 같은 믿음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20세기의 랜드마크는 기술력과 상상력의 상징이 되었다. 게다가 이조차도 바뀌어가고 있다.예를 들면,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과 뉴욕의 ‘하이라인’은 기술력과 상상력의 상징이라기 보다는 더 많은 이용자가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는 새로운 유형의 랜드마크를 보여주고 있다.이를 저자는 “기존의 랜드마크가 높이를 통해 20세기의 자본력을 보여주며 기업의 가치와 고층 주거의 매력을 강조하였다면, 이미 고층 건물이 즐비한 현대 도시에서 21세기형 랜드마크는 여백의 공간인 길과 땅에서 시민을 위한 존재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p. 6]고 말한다.이처럼 “랜드마크는 의미가 고정된 건축물이라기보다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기대하게 만드는 건축물이다. 그곳에 가면 강한 존재감이 주는 아우라가 있으며 무언가 ‘의미충만한 현상’이 만들어져 보는 사람이 행복을 느끼게 한다. [p. 26]우리에게도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생길 수 있을까앞에서 본 것처럼 랜드마크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21세기 랜드마크가 지향하는 바를 찾아 새로운 건축물에, 혹은 이미 있는 건축물에 반영하는 것이다.어려울 것은 없다. 단지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다양한 활동을 담아내고 이끌어내기에 적절한 스케일과 동선을 확보한 ‘공유의 공간’을 수평적인 협의를 통해 이끌어내면 된다.“랜드마크와 도시의 성공 여부는 단기간의 방문 수치로 판별할 수 없다. 그보다는 랜드마크 주위에서 시민들이 한 번이라도 공유의 장을 체험했는지가 중요하다. 오직 의미 충만한 현상이 일어났을 때, 그곳은 공유의 장이 되고 비로소 진정한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다.” [pp. 318~319]결국 우리가 랜드마크가 될 건축물의 가능성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명목상의 랜드마크가 아닌 세계적인, 그리고 동시에 시민과 공감하는 실질적인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자유의 여신상[뉴욕], 에펠탑[파리], 런던아이[런던], 위싱턴 기념비[워싱턴 D.C.], 오페라하우스[시드니], 구겐하임 미술관[빌라오] 등 다양한 도시의 랜드마크에 대한 설명은 이를 위한 선례(先例)이자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1) 도시의 약력, 즉 도시의 모습은 물론 도시가 사람에게 주는 이미지.
모든 도시가 꿈꾸지만 아무 도시나 가질 수 없는 도시 경쟁력의 뿌리는 어떻게 자라는가?
우리에게도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생길 수 있을까?
8년 진통 끝에 낳은 동대문디자인공원(DDP)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출발하였다. 하지만 동대문의 역사성 훼손, 비정형 디자인이 주는 이질감, 어마어마한 건축비, 공간의 활용도 등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건물이기에 주위의 시선은 복잡하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며 총사업비로 4,840억 원을 투자한 공공건물이 기대와 설렘보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와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하는 아이러니! 이는 우리 사회가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랜드마크가 필요하다는 당위만 뜨겁게 강조했지 정작 랜드마크가 도시와 삶이라는 맥락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차갑게 따져보지 않은 탓에 생긴 결과이다. 도시가 국제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면, 당연히 풀어야 한다. 그리고 그 해답은 오늘날 세계 속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건축물이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도시와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거듭났으며, 어떻게 도시 경쟁력의 원천이 되었는지를 살피는 데서 찾아야 한다.
이 책은 랜드마크가 된 건축물과 그를 둘러싼 의미를 서술하는 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현재 우리의 도시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것에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벌어질 도시에서의 삶에 관한 담론이다. 다시 우리의 도시를 들여다보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DDP는 이미 지어졌고 이제 이것을 잘 활용하는 일만 남았다.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역시 처음에는 갖은 비판에 시달렸지만 박물관 입구로서의 기능과 지하의 천창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랜드마크의 역사에서 진통 끝에 당당히 살아남은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수많은 비판과 우려를 딛고 에펠탑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어 ‘에펠탑 효과(Eiffel Tower Effect)’라는 말을 만들어냈듯이 우리도 ‘DDP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DDP라는 낯선 그릇에 가로형 랜드마크가 보여준 가능성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DDP와 도시의 얼굴은 달라질 것이다.
□ 머리말
랜드마크, 한 시대의 X-RAY l 동대문디자인공원이 가져올 ‘DDP 효과’
□ 프롤로그
랜드마크, 도시의 프로필을 그리다 l 공유의 장으로 진화하는 랜드마크
제1장_국가의 상징이 되다
1. 자유의 여신상, 세계 7대 불가사의의 부활
꿈의 아이콘 l 자유의 여신상의 탄생 l 세계 7대 불가사의의 모티브 l 속박의 섬에서 자유를 상징하다
2. 파리 에펠탑, 낯선 신기술의 빛나는 보석
높이 1,000피트를 향한 열망 l 낯선 신기술의 일상화 l 에펠탑의 변신은 무죄
3. 런던아이, 하이테크와 로우컬처의 상생
첨단 기술을 활용한 보존, 테이트 모던 미술관 l 로우컬처의 핫스팟, 올드 트루먼 양조장 l 새로운 가젯의 출현, 런던아이 l 전통과 첨단 기술이 빚은 런던 스카이라인
4. 워싱턴 기념비, 국가적 상징과 일상의 여유
미국의 빛, 워싱턴 기념비 l 민주주의를 품은 공원, 내셔널 몰 l 일상에서의 전쟁 기념비
제2장_예술적 신념을 담다
1.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해양 낭만
풍운의 건축가 요른 웃손 l 기술 그리고 민심과의 싸움 l 오페라하우스에 대한 오마주, 오로라 플레이스 l 해양 낭만의 구현
2. 구겐하임 미술관, 건축을 담다
예술과 후원 l 구겐하임의 브랜딩 전략 l 뉴욕, 베네치아, 베를린, 라스베이거스의 구겐하임 l 빌바오 구겐하임
3. 토템 같은 마천루, 거킨 빌딩과 아그바 타워
조롱거리가 된 거장의 아이디어 l 런던과 바르셀로나의 도시 계획 l 독특한 디자인에 담긴 사연 l 랜드마크인가? 에피소드인가?
제3장_경제적 도구가 되다
1. 상하이, 동서양의 하이브리드
세계 건축 박물관 l 근대건축의 화려한 부활 l 하이파이 스타일의 마천루 숲 l 전통과 현재의 공존
2. 두바이, 탈석유정책의 허울
‘작은 메뚜기’의 생존 전략 l 사막에 생명을 불어넣는 건축적 상상 l 고층 건물의 저주
3. 라스베이거스, 일확천금에서 고급 건축까지
변질되어 가는 아메리칸 드림 l 1960년대 라스베이거스의 교훈 l 1980년대 건축의 테마화 l 2000년대 건축의 스타화 l 라스베이거스가 풀어야 할 숙제들
4. 싱가포르,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를 꿈꾸다
싱가포르의 경직된 문화 l 문화예술의 전진기지, 에스플러네이드 l 싱가포르의 미래, 마리나 베이 샌즈 l 황금알을 낳는 거위
제4장_치유와 소생의 가치를 담다
1. 그라운드 제로, 정의로운 세계를 위한 상실의 기념비
9 · 11 테러 이전의 세계무역센터 l 그라운드 제로 l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기억의 토대’ l 공평한 세계를 위하여
2. 일본, 대재앙 후의 소생
폐허에서 시작하는 건축 l 전통 축제에 담긴 소생의 과정 l 호류지 목탑과 도쿄 스카이트리
3. 교회, 순례와 관광 사이에서
종교와 관광 l 롱샹 성당, 새로운 길을 제시하다 l 가우디가 만든 ‘가우디적인’ 명소 l 종교건축과 도시의 프로파일
제5장_공유의 장이 되다
1. 뉴욕의 하이라인 vs. 서울의 청계천, 재생과 철거의 갈림길
시민이 재생한 하이라인 vs. 정부가 복원한 청계천 l 지금 청계고가로가 있다면 어떨까? l 일관된 형식에서의 변형 vs. 지나친 다양함의 조합 l 가로형 랜드마크의 효과 l 랜드마크와 지속 가능한 도시
2. 초소형 랜드마크, 21세기 랜드마크의 진화
랜드아트 마크(Land-Art-Mark) l 설치건축(Installation Architecture) l 일시적 랜드마크, 엑스포 건축 l 일시성의 역사화, 서펜타인 갤러리 l 이벤트성 랜드마크
□ 에필로그
서울의 프로필 l 도시를 위압하는 고층 건물 l 의미 충만한 현상을 만들어내는 랜드마크 프로파일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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